처서 뜻과 날짜,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 있는 절기

오늘은 24절기 중 하나인 '처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지혜를 절기에 담아 후손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처서는 그중에서도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알려주는 중요한 절기인데요. 뜨거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이 오는 이 시기, 자연은 어떻게 변하고 사람들은 어떤 일들을 했을까요?


처서 뜻, 날짜


처서 뜻 ∙ 날짜

처서(處暑)는 24절기 중 열네 번째 절기로, 한자로 '멈출 처(處)'와 '여름 서(暑)'를 합쳐 '더위가 그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양력으로는 8월 23일경, 음력으로는 7월 15일경에 해당하며, 태양이 황도상에서 150도에 위치할 때를 말합니다.

입추와 백로 사이에 있는 이 절기는 여름과 가을의 경계로, 뜨거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오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재미있는 속담도 있습니다.


처서 풍습 ∙ 생활

처서의 생활 풍습

처서가 되면 사람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더위가 누그러지면서 야외 활동이 늘어나게 되죠. 이 시기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합니다.

◾ 벌초
처서가 지나면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합니다.

◾ 포쇄(曝曬)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햇볕에 말리는 일을 말하는데, 이는 특히 선비들에게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 음건(陰乾)
포쇄와 반대로 그늘에서 말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 호미씻이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에 하던 행사로, 주로 처서 무렵에 끝나곤 했습니다.


이 시기는 농사철 중에서도 비교적 한가한 때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라는 재미있는 말이 생겼는데, 이는 칠월에는 어정거리며, 팔월에는 건들거리며 보낸다는 뜻입니다.


처서와 농사

처서는 농부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때의 날씨가 그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벼가 이삭을 패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강한 햇살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그러나 처서에 비가 오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을 감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비슷한 관념이 퍼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남 통영에서는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감하고,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백석을 감한다"라고 하며, 전북 부안과 청산에서는 "처서 날 비가 오면 큰 애기들이 울고 간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특히 부안과 청산은 대추농사로 유명한데, 처서 무렵에 비가 오면 대추가 잘 열리지 않아 결혼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치며

처서는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알리는 중요한 절기로, 자연의 변화와 사람들의 생활을 잘 보여줍니다. 이 시기의 다양한 풍습과 농사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죠.

올해 처서에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며, 조상들의 지혜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댓글 쓰기

0 댓글